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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번 13호 <SDG 11. 지속가능한 도시와 주거지> 편에 이어 17호 <SDG 6. 깨끗한 물과 위생> 편으로 돌아온 하마입니다. 저의 탄자니아에서의 생활도 어느덧 1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아요! 제가 이번 주제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탄자니아에 와서 장티푸스도 걸려보고 여러 산전수전을 겪다 보니 깨끗한 물과 위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이유인데요. 이번 기회로 <깨끗한 물과 위생>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럼, 이번 편 역시 퀴즈로 먼저 시작해 보겠습니다!

<aside> 🧐 퀴-즈-!

  1. 전 세계 인구 중 몇 %가 집에서 30분 이내의 거리에서 안전한 식수를 마실 수 있을까요?

A. 약 50% B. 약 70% C. 약 90%

  1. 전 세계 인구중 몇 %가 화장실이 없이 생활을 하고 있을까요?

A. 약 10% B. 약 30% C. 약 50%

</aside>

정답은 C와 A로 전 세계 인구 중 90%가 안전한 식수를 마실 수 있으며, 화장실 없이 생활하는 인구는 10% 정도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성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죠. SDG 6번째 목표는 **2030년까지 모두를 위한 식수 및 위생 환경·시설에 대한 모두의 적절하고 공평한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위 퀴즈의 정답은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2010년 7월 개최된 유엔 총회에서도 깨끗한 식수 및 위생시설에 대한 접근이 인권의 한 영역으로 인정했을 만큼 식수와 위생은 너무나도 중요하고 소중한 권리죠.

지표의 중요성

<깨끗한 물과 위생>이라는 목표는 SDGs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은 아닙니다. 바로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7번째 목표인 <지속가능한 환경보장>이라는 목표의 세부 목표에도 숨어 있는데요. 바로 MDGs 7.C 목표를 보시면 안전한 식수와 기본적인 위생시설에 지속가능한 접근을 하지 못하는 인구의 비율을 절반으로 줄인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이 세부 목표는 ‘개선된(improved)’ 식수원 및 개선된 위생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인구의 비율이라는 지표로 측정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개선된”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WHO에 따르면 개선된 식수원이란 ‘오염될 확률이 비교적 적은 수돗물, 관 우물 등을 통해 공급받는 식수’를 의미하며, 개선되지 않은 식수는 그 반대로 지표수, 외부로부터 차단되지 않은 우물 등 외부 오염물질의 유입 확률이 높은 식수원을 뜻합니다. 또 WHO는 개선된 위생시설은 ‘배설물과 위생적으로 분리된 위생시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수세식 화장실이나 재래식 화장실 등을 개선된 위생시설의 예로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MDGs 전후, 물과 화장실의 개선 정도 (출처: UNICEF & WHO, <Progress on sanitation and drinking water: 2015 update and MDG assessment>, p.4-5)

MDGs 전후, 물과 화장실의 개선 정도 (출처: UNICEF & WHO, <Progress on sanitation and drinking water: 2015 update and MDG assessment>, p.4-5)

이렇게 MDGs 세부 목표의 측정 지표에 기반해 MDGs 달성 현황을 모니터링한 UNICEF와 WHO의 공동 보고서를 보니 MDGs 달성률이 꽤 높습니다. 특히 개선된 식수 공급의 경우 목표치인 88퍼센트보다 훨씬 높은 달성률을 보이는데요. 세계 인구 중 91퍼센트가 개선된 식수원으로부터 물을 공급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위생시설은 조금 부진하긴 하지만 세계 인구의 68퍼센트가 개선된 위생시설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개선된’ 식수원이나 위생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지표로 측정하는 것은 서비스 공급의 측면만을 주로 측정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WASH 영역에서의 불평등을 측정하여 발간한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는 MDGs의 성과로  97퍼센트의 인구가 개선된 식수원에서 물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만, 그 물이 얼마나 안전한지는 MDGs 측정 지표에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인프라는 늘어났지만 48퍼센트의 식수에서 대장균이나 **비소(arsenic)**가 검출되기도 했죠. 심지어 에티오피아에서는 90퍼센트가 넘는 우물에서 대장균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MDGs는 접근성을 늘리는 데에는 크게 기여했지만, 접근성을 넘어 수질 등 더 자세히 현실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SDGs에서는 MDGs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단순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적정 가격의”, “안전한”, “보편적”이고 “동등한” 접근을 달성하는 것을 세부 목표 6.1. 등에서 목표로 하고 있듯 SDGs는 더욱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식수 공급 서비스의 5가지 지표(출처: Our World In Data, https://ourworldindata.org/water-access)](https://lh3.googleusercontent.com/r9oHyOEC7exaD_5qxbJQ4lBvQ716Ssv_RkjuLxDVt45a2nEyXXFkqlpiIQmxYCXeprRFoPJu-7kLbA0HNxkaRLDvcywxGvrvkRI5Qfka3_fF1qJyM8rmmRlb5TPhQeXHSwFqIUzutNhuyqiDZ69pRTs)

식수 공급 서비스의 5가지 지표(출처: Our World In Data, https://ourworldindata.org/water-access)

위의 이미지처럼 UNICEF/WHO는 식수 공급 및 위생시설 공동 모니터링 프로그램에서 식수 공급 서비스를 5가지 지표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