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네팔소녀입니다. 굿뉴스! 드디어 최근 늘 꿈에 그리던 국가인 네팔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어요! (너머스떼 너머스떼 닐리리야 니나노 ♬) 이제 정말 네팔소녀의 ‘네팔’ 생활기를 들려드릴 수 있게 되었는데요. 시작하기에 앞서, 네팔소녀가 네팔을 사랑하게 된 첫 인연을 글로 풀어 볼까 합니다.

네팔소녀의 요즘 일상

네팔소녀의 요즘 일상

후원 아이와의 첫 만남

넉넉지 않았던 가정 형편에 부모님의 경제적인 짐을 빨리 덜어드리고 싶었던 저는 중학교 졸업 후 상업 고등학교로 진학했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열여덟이라는 이른 나이에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었지요. 취업 후, 어려운 형편 속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 들어 NGO 두 곳을 통해 광주에 사는 한국 아이 한 명과 네팔 아동 한 명을 1:1 후원하게 됩니다. 후원을 시작한 지 1년 정도 지났을까요? 어느 날 문득, 후원 아동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져 과감히 네팔행을 결정했어요.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이 처음이었던 스물둘의 네팔소녀가 경험한 네팔의 실상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수명이 깎일 것만 같던 엄청난 먼지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신분을 나누는 카스트 제도, 수저와 젓가락이 아닌 손으로 밥을 먹는 식습관 등 많은 것이 새로우면서도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네팔에서 만난 나의 첫 후원 아동

네팔에서 만난 나의 첫 후원 아동

후원 아동과 함께 보낸 시간 또한 또 다른 충격이었습니다. 아이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 사줬던 피자 처음 보는 음식이라며 입에 대지도 못하더니, 아쉬운 대로 시켜준 네팔 주식 달밧은 게눈 감추듯 손으로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곳을 보여주고 싶어 차를 타고 네팔의 휴양지인 ‘포카라’를 데려가는 동안, 차를 타본 경험이 거의 없던 아이는 8번이나 토를 했습니다. 포카라 도착 후 호수에서 배를 타는 것 또한 아이에게는 첫 경험이었을 뿐만 아니라, 후식으로 사준 아이스크림 또한 아이에게는 처음이었지요.

2박 3일 동안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저에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아이에게는 처음 또는 손에 꼽을만한 경험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저는 이 여행을 계기로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네팔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KOICA 봉사단원 네팔 컴퓨터 교육 분야 도전

그러나, 당시에는 어떻게 네팔에서 아이들을 도울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도, ODA라는 단어조차도 모를 때였지요. 다행히 인터넷 검색을 통해 NGO와 KOICA 해외봉사단원이라는 활동을 알게 되었고, 학력 조건이 없는 KOICA 해외봉사단원(컴퓨터교육 분야)을 지원하게 됩니다. 상업고등학교에서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6개나 따 놓았던 터라 컴퓨터를 가르치는 건 자신 있다고 생각했던 저의 자신감은 면접 첫 질문을 듣자마자 무너졌습니다. “컴퓨터 조립을 할 줄 아세요?”라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지요. “인터넷이 안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질문 또한 저를 당황하게 만들었어요. 결국, 불합격의 쓴맛을 보고 말았어요.

뼈아픈 경험 이후 호기롭게 집 근처 컴퓨터 수리점에 전화를 걸어 컴퓨터 수리를 가르쳐 달라고 했지만, 모든 사장님이 본인들의 밥벌이 기술을 아무에게나 알려줄 수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그렇다고 물러설 제가 아니죠. 저는 다시 전화를 걸어 “제가 네팔에서 컴퓨터 교육 봉사를 하고 싶은데, 가르치는 건 자신이 있으나 기술적인 부분이 자신이 없습니다. 열악한 국가 환경 때문에 인터넷이 안 되거나 컴퓨터가 고장 나는 경우에 해결 방법이 필요한데, 제게 컴퓨터 수리를 가르쳐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저의 진심이 통했는지, 한 컴퓨터 수리점 사장님께서 본인이 가진 기술과 노하우 등을 공짜로 알려주셨고, 그리하 기본적인 컴퓨터 조립과 수리, 네트워크 해결 방법을 마스터하게 되었어요.

드디어 NGO 진입!

NGO에서 맡았던 네팔 단기 교육봉사 인솔 및 진행 업무

NGO에서 맡았던 네팔 단기 교육봉사 인솔 및 진행 업무

네팔 사람들을 돕는 길거리 모금 활동

네팔 사람들을 돕는 길거리 모금 활동

어느 정도 컴퓨터 수리 기술을 터득했을 무렵, 네팔 사업만 하는 작은 규모의 NGO에서 인턴으로 일할기회를 얻게 됩니다. 길거리 모금, 국가 사업 회계 담당, 홍보물 디자인, 네팔 단기봉사 프로그램 준비 및 인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지요.  대기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월급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를 한다는 만족감은 비교할 수 없이 컸어요. 그러나 반 년 후, 네팔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싶었던 저는, 어떻게든 네팔에서 지내고자 이직 준비를 하게 되는데. 다음 에세이에서는 네팔소녀가 어떻게 (마침내) 네팔 현장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소개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