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 파견을 나온 지 딱 한 달이 되었다. 별 건 아니지만 매달 이뤄 나가고 싶은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첫 달 주요 미션은 아래 세 가지였다. 파견을 준비하거나, 이제 막 파견을 나온 사람들은 이 에세이를 읽으며 크게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미션 1. 현지에서 집 구하기: 베트남 가족을 만들다!

짠망의 안식처를 소개합니다!
나는 베트남 입국 다음 날부터 9개의 집을 둘러보고, 바로 이사했다. 이전에 다른 국가에서 월세 집을 구해본 경험이 있는데, 둘러보다 보면 그냥 맘에 딱! 꽂히는 곳이 있다. '국룰'은 역시 마지막 집이 내 집이 된다는 것이다. 그 집을 발견하기까지 내 맘에 쏙 드는 집을 찾지 못했다는 거니까. 어차피 고민은 시간 낭비다!
이사한 집은 너무 좋았다. 베트남에서 집 구하는 팁이 있다면, 2층 이하의 집은 구하지 말 것, 방충망이 있는지 꼭 확인할 것, 1층에 가게가 있는 건물은 피할 것, 정도. 그러나, 정작 내 집은 2층집에 방충망도 없지만 너무 맘에 들어서 들어와 버렸다.

가장 좋았던 점은 집주인 아주머니의 영어가 유창하다는 것이다. 덕분에 베트남 엄마를 얻었다. 아침 식사 자리에서 함께 이야기하다가 4월 말 남부해방기념일과 5월 1일 노동절까지 긴 연휴 동안 베트남 엄마의 태국 여행에 함께하기로 했다. (coming soon!)
미션 2. 베트남 사무소 잘 적응하기: 업무 환경과 문화
파견 한 달 차, 업무는 아직 배워가는 중이다. 베트남 업무 외에도 타 국가 사업이나 한국 파트너 코디를 함께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일은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다. 중앙정부를 대상으로 한 미팅도 많아서 현지 정부 체계에 대해서도 배우고 있다. 요즘 베트남 정부 내에는 부정부패 근절, 청렴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내부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목이 잘리고(?) 있는지, 정부 승인이 필요한 활동에 약간의 제동이 걸리고 있다. 파키스탄 사업도 이런 이유로 정부 승인이 몇 달씩 밀리기도 했는데 베트남에서도 비슷한 상황인가 보다.
베트남은 꽤 복잡한 정부 승인 절차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한 일화로 지역본부에 근무하시는 스리랑카 출신 선배는 베트남 출장 중 “베트남은 승인 절차가 견고한데 (=절차가 많고 복잡한데) 어떻게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코로나 때에도 양의 경제 성장률을 보였느냐”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물론 답은 “해외 투자는 패스트 트랙을 설치했다”라는 답변이긴 했지만.
베트남 문화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베트남 사람들은 규칙을 중요시한다. 현지에서 한국인끼리 대화하면 ‘사회주의 국가라서 그런가...’라는 말이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변화를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인식도 있지만, 이 부분은 단정하기 조심스럽다. 또 국가에 대한 자긍심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강한 편이라 자존심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확실한 건 베트남 사람들이 솔직하고 직설적이라는 것이다. 하노이 사람들이 특히 그런 편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는 모습이 가끔은 너무 직접적이라 조금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대체로 (나와 같이) 베트남어를 못 하는 외국인에게 친절하고 항상 도움을 베푼다. 살면서 베트남에서 일을 하고 있을 나의 모습을 그려본 적은 없었는데, 현장에서 만나는 베트남,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미션 3. 베트남 생활 잘 적응하기: 하노이에서 만난 사람들

베트남에서 국개협 사업이 워낙 많이 진행되다 보니, 파견 나온 한국 국개협 동료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공사모를 포함한 국개협 커뮤니티를 통해 소개받은 베트남 인연도 있었고, 외교단지 근교에 거주하다 보니 식당에서 미국 대사관 소속 직원을 만나기도 했다. 옆 테이블에 혼자 식사하던 그 분과 각자의 테이블에서 맥주잔을 함께 기울이며 자연스레 하노이에서의 생활, 결혼, 파견직의 장단점을 나누다가 USAID 이야기까지 흘러갔다.
파견지에 온 지 이제 한 달이 되었다고 말하면 다들 ‘베트남은, 하노이는 어떠냐,’ ‘외롭지는 않냐,’ ‘잘 지내냐,’ 등의 질문을 많이 받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Umm… Good!” 아직은 나도 잘 모르겠다! 얼마 전에는 내 인생에서 제일 큰 바퀴벌레를 집에서 만나 뵙기도(!) 했다. 3~4월은 베트남 날씨가 가장 좋지 않을 때라 하노이 시내는 우중충한 분위기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곳에 와서 생활한다는 사실 자체가 설렘이란 감정을 환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