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Luminance Africa
어렸을 적 저는 길가나 지하철에서 구걸하시는 분들을 보면 몇 천 원을 꼭 쥐여드리곤 했습니다. 왜 그랬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마음이 그렇게 하라고 시켰기 때문이겠죠? 조금 더 자란 후에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자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습니다. 일차적인 후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죠.
제 경험담을 통해 당신이 후원을 하지 않는 이유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한 NGO에서 주관하는 캠페인 봉사 활동에 지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해당 활동에 참여하려면 한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바로 정기 후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NGO 프로그램의 참여 조건
그 당시 저에게 후원이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정기 후원은 학생 때부터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고, 눈여겨보던 NGO의 활동이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죠. 매달 나가게 될 후원금이 어느 지역의, 어떤 대상을 지원해 주는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돌아가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고 후원을 시작하게 된 것이죠. 또한, 전적으로 자의에 의한 후원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후원을 통해 캠페인의 목적에 대해 보다 깊게 이해하고, 나눔을 직접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가 없는 봉사에 대하여, 후원을 선제 조건으로 내세웠던 것은 오히려 후원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 아니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대외활동 당시 제작한 카드뉴스 (2020. 10)
당신이 후원을 하지 않는 이유 두 번째는 빈곤 포르노의 노출로 인한 심리적 부담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빈곤 포르노’라는 단어를 처음 듣게 된 것은 대학교에 갓 입학한 스무 살 무렵이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싶은 생각은 항상 마음속에 자리하였으나, TV 광고를 틀면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광고가 바로 빈곤 포르노적 요소가 가득 담긴 영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TV에는 우는 아이들 위로 파리가 날아다니는 장면이 나오고, 저는 여전히 그 모습을 보지 못합니다.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비단 저 한 명뿐일까요? 저는 단호하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수많은 NGO는 빈곤 포르노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시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의 현실로 인해 제자리에 멈춰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자극적인 콘텐츠는 후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지만, 동시에 가장 잔인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특히 빈곤 포르노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아프리카와 굶주린 아이의 모습은 무의식적으로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가난, 질병, 기아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낙인을 찍고는 합니다.
아프리카와 굶주린 아이, 그다음에는 또 어떤 대륙과 대상이 빈곤 포르노의 타겟이 될까요?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그 속에서 올바른 방향성을 추구해야 하는 세계시민으로서, 우리는 빈곤 포르노가 문제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지양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채롭게 밝히다, 'Luminance Africa'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