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자의 말

by 빈포선셋


이 인터뷰는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후원과 모금의 문법은, 빈곤을 소비하지 않는 방식으로도 작동할 수 있을까?

국제개발협력 모금 생태계에서 오랫동안 제기되어 온 ‘빈곤 포르노’ 문제. 많은 이들이 공감하지만, 실제 모금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자극적 서사가 효과적인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방식은 가능할까요? 이번 인터뷰는 빈곤 포르노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분명히 밝히고, 실제 모금 현장에서 이를 실험하고 있는 단체를 찾는 과정에서 기획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을 함께 탐색할 가장 적합한 사례로 빈포선셋은 원더스를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 대화는 단순한 기관 소개라기보다 후원과 개발의 문법이 ‘동정’이 아닌 ‘존중’과 ‘맥락’ 위에서 설계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공동의 탐색 과정입니다. 이 인터뷰를 통해, 느리더라도 다른 선택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함께 질문해 보고자 합니다. ‘빈곤 포르노가 기능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모금 생태계를 만들자’ 라는 빈포선셋의 장기 비전에 공감하신다면 원더스와의 인터뷰, 잠깐 시간 내어 끝까지 함께해도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

📹 불쌍함을 판매하는 방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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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원더스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

기관명이 원더스(Wonders)인데 경이로움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사람들 속엔 경이로움이 있다

‘사람들 안에 이미 경이로움(Wonders)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원더스 인터내셔널은 국제개발협력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활동가들이 모여 설립한 단체입니다. 개발협력 활동을 압축하면 결국 ‘빈곤’이라는 화두로 귀결됩니다. 그러나 빈곤의 원인은 흔히 개인의 무능이나 게으름, 혹은 사회 구조의 문제로 이분화되어 설명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은 훨씬 복합적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대다수의 사람들은 우리의 예상보다 부지런했고 적극적이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삶을 살아내는 경이로운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외부의 시선은 종종 이들을 동정의 대상으로 단순화합니다. 원더스는 그러한 서사 대신, 스스로의 삶의 주인공인 현지 주민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과 가능성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대신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외부인인 우리가 전지전능한 해답을 쥐고 있다는 전제 대신,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안에 ‘이미’ 존재하는 경이로움에서 출발합니다. 기회를 함께 만들고, 단순한 지원의 대상이 아닌 변화의 주인공이자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함께 걷습니다. 이것이 바로 ‘원더스’입니다. 사람들 속에 이미 경이로움이 있다는 신념, 그리고 주인공들의 삶이 스스로 빛날 때까지 함께 걷겠다는 약속. 원더스라는 이름은 우리의 철학이자, 현지 주민과 파트너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믿음이고 다짐입니다. (너무 비장한가요? (웃음))

Q. 빈곤 포르노를 지양하게 된 이유

빈곤 포르노를 거부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나 내부적으로 결심했던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원더스가 빈곤 포르노를 지양하는 것은 전략이 아닙니다, 철학이고 본질입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이런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도움의 대상’이 아닌, 경이로운 삶의 주인공으로서 사람들을 어떻게 존중하며 바라볼 것인가?' 그렇다면 모금 역시 그 철학의 연장선에 있어야 하니까요. 이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구성원 중 일부는 소위 말하는 ‘대형 단체’에서 모금 현장을 경험했습니다. 선정적·극적인 방식이 왜곡을 남긴다는 것도, 동시에 얼마나 빠르게 반응을 끌어내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순한’ 캠페인은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후원 전환이 드물다는 현실 역시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정확히 말하면, 원더스는 자극적인 모금을 거부한다기보다 다른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현지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충분한 공감과 참여가 가능한 대안이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을 기다리는 ‘남다른’ 후원자도 분명 존재한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