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4, 2023
코로나19 팬데믹화로 많은 국가들의 보건의료체계(health systems)가 무너졌어요. 급증하는 보건의료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쏟아지는 확진자와 부족한 집중치료 및 격리 시설, 그리고 마스크와 같은 개인보호장구(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PPE)에 대한 수요는 유럽의 보건의료체계조차 위기로 내몰았어요.
한국도 부족한 보건의료 인력과 병실 문제 등을 맞이했고, 이는 일반 환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며 보건의료체계의 위기를 불러왔어요. 이미 높은 질병부담을 안고 있던 중저소득국가들은 더욱 취약해진 보건의료체계로 인해 아직까지도 코로나19 대응에 많은 도전과제를 안고 있어요(Hossain, Abdulla, & Rahman, 2022; Jensen & Molina, 2020).
현재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제75차 세계 보건의 날 주제로 ‘모두에게 건강을(Health for All)’ 을 다시 채택했어요. 김칩 124호에서 다뤄진 것처럼, WHO의 오래된 목표인 건강불평등 해소가 오늘날의 가장 시급한 것으로 재조명된 건데요. 왜 목표 달성의 수단으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이 함께 강조되고 있을까요?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전 세계적으로 취약해진 보건의료체계를 더욱 튼튼하고 회복력 있게 만들고, 그간 지연된 보편적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 강화에 박차를 가하여 WHO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로 풀이됩니다(WHO, 2021). 코로나19로 인해 심화된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고, 누구나 필요할 때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말이죠.
여기서 계속 등장하는 보건의료체계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단순히 감염병을 치료하기 위한 병원 시설과 보건의료 인력을 말할까요? 아니요. 그보다 더 복잡합니다. 이번 기사는 국제보건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인 UHC의 근간이 되는 보건의료체계강화(Health Systems Strengthening, HSS)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고, 그 역사와 지금을 되짚어 보고자 합니다.
HSS는 보건의료체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기능을 개선하여 보건의료의 접근성, 보장성, 질 그리고 효율성을 높이는 일련의 실천과 전략입니다(WHO, 2019). 간단히 말해, 한 국가의 보건의료체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국민의 건강을 향상하겠다는 건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강화해야 할까요? WHO는 2007년 보고서를 통해 HSS는 '모두가 해야 하는 일(everybody’s business)'이라는 표현과 함께 보건의료체계 프레임워크를 제시했습니다(그림 1). 여기서 보건의료체계의 기능 강화가 곧 건강 증진으로 이어진다는 중요성이 드러납니다.

(그림 1. WHO 보건의료체계 프레임워크) 출처: WHO(2007)
WHO는 보건의료체계의 기능을 총 6가지 빌딩블록으로 나누었어요. 여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계속 거론되던 보건의료 인력, 의료기기와 백신 및 기술이 포함되는데요. 보건의료체계는 단순한 보건의료 서비스 전달만이 아니라, 정보 수집, 예산 마련, 의약품과 기술 개발 등을 포함한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에요. 또한 이 모든 기능을 강화해 건강과 관련된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는 노력이 HSS인 거죠.

(그림 2. 보건의료체계강화(HSS)가 보편적건강보장(UHC)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보여주는 관계도) 출처: Kieny et al(2017)
그렇다면 ‘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어떻게 ‘보편적으로 건강을 보장’할 수 있다는 걸까요? 얼핏 비슷해보이는 두 개념은 사실 수단과 목적의 관계예요. UHC는 취약계층에서 언제든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접근성을 높이는 데 목표가 있어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3번, 건강과 웰빙의 하위 목표이기도 합니다. 반면 HSS는 UHC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양한 SDG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주제입니다(Kieny et al.,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