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 번째 주니어 에세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1탄에서는 국제대학원 시절 이야기를, 2탄에서는 다시 YP로 돌아가게 된 계기를 풀어냈다. 이번 3탄은 업무 경력이 쌓이면서 ‘이제야 보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과거에는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것들을 다루고자 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YP 기간이 끝났다. 업무 횟수로는 5년차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과거와 현재 내가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음을 실감한다. 예전의 나는 지시받은 일을 따라가기에 급급한 그야말로 ‘말하는 감자🥔’였다.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의미를 고민하기보다는 상급자가 시키는 업무를 그저 빠르게 처리하는 데만 몰두했었다. 이번 글에서는 과거와 지금의 내가 달라진 지점 몇 가지 경험담을 풀어보려 한다.

[질문도 찾아보고 질문하기]

첫 직장을 가지기 전, 나름 학교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한 경험이 있었고 오피스 업무도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짜 직장인이 되고 나니 상황은 전혀 달랐다.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모르면 질문해. 끙끙 앓다 사고치는 것보단 낫다”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맞는 말이긴 했다. 다만 이 말이 성립하려면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까지는 해본 후, 그다음에 질문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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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 시절의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저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바로 들고 와서, “이게  안되는데 왜 이럴까요?”라는 식으로 묻는 경우가 많았다. 질문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었지만 최소한 내가 찾아볼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확인해봤어야 했다.

지금은 기억이 조금 흐릿하지만, 당시 상사가 나와 동료들의 질문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짜증을 내곤 했다. 그땐 이해하지 못했다. “질문하라면서, 왜 하면 싫어하지?”라는 생각뿐이었다. 지금은 알겠다. 질문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정확히 모르는지 먼저 정리한 후 질문하라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래야 상대도 내가 어디에서 막혔는지 명확히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

[로봇이 될 수 없지만 감정은 덜어내기]

사회초년생 시절의 나는 정말 극F였다. 그냥 ‘F’를 떠올리면 그게 바로 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일을 하면서 감정을 고스란히 끌고 다녔고 작은 피드백에도 쉽게 흔들리곤 했다. 회사에서 받은 피드백이 그날의 기분을 좌지우지할 만큼 작은 말 한마디에도 크게 상처받고, 과도하게 해석하여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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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모든 일에 감정을 쏟아붓는 나 자신이 점점 지쳐갔고, 결국 감정을 소진할 대로 소진한 끝에 첫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이후 다니게 된 기관은 T들의 집합체였다. 그들의 서슴없는 ‘팩트 폭행’은 처음에는 엄청난 상처가 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오히려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불필요하게 감정을 해석하기보다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피드백을 더 이상 나를 부정하는 말이 아니라, 내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라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도 감정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모든 감정을 등에 짊어지고 다니지는 않는다. 업무에서는 일의 목적과 결과에 집중하고  감정은 한 걸음 물러서려고 노력 중이다. 아직은 감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지만 연습을 하다보면 업무를 하며 감정으로 부터 자유로워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모든 일에는 의도가 있다]

초년생 시절, 나는 동료들에게 “계속 빠꾸 먹일 거면 지(상사)가 하지.” 라는 말을 정말 자주했다. 그때는 피드백이 공격처럼 느껴졌고 상처로 돌아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모든 피드백에는 의도가 있다는 사실을. 단순히 ‘빠꾸’를 준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만들고 성장하도록 돕기 위한 과정이었다.